○ 지난 6.6. 갑작스러운 PGA 투어, LIV 골프, DP 월드투어의 합병 소식이 보도
- 발표된 3자 간 합병은 미국프로골프인 PGA 투어, 사우디아라비아의 후원을 받는 LIV 골프, 유럽 투어를 관리하는 DP 월드투어의 합병을 골자로 하는 것으로, 새로운 단체가 만들어질 예정임
- 합병이 이루어지면 LIV 골프 소속 선수들은 '23년 시즌 이후 다시 미국과 유럽 골프투어 회원자격을 신청할 수 있을 예정. LIV 골프가 출범할 당시 PGA가 강력하게 반대하면서 LIV 골프 소속 선수들은 현재 대부분의 PGA 투어와 유럽프로골프투어 대회를 뛰지 못하고 있는 상황
- LIV 골프의 스폰서인 사우디 국부펀드는 새로운 골프 통합 법인에 대대적으로 투자할 것이며, 그동안 골프투어 단체 간 계류 중이던 소송 역시 모두 종료하기로 했음
- 합병 후 만들어질 새 법인의 독점적 투자자로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선정될 것으로 알려졌음. PIF가 새 법인의 상당 지분을 보유하고, 외부 투자를 받을 때도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도 알려짐
- 다만, 이번 합병으로 새로 만들어질 단체의 이름, LIV로 이적한 선수들의 '23 시즌 PGA 투어 참가 가능 여부, '24년 LIV 골프 리그의 운영 방식 등 아직까지 해결해야 할 이슈는 많음. 무엇보다도 미국 법무부가 이번 합병에 대해 독과점 조사에 착수하여 합병에 제동이 걸린 상황임
○ 이번 합병이 무엇보다 반발이 큰 이유는 내부적으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예상하지 못한 '기습 발표'로 진행되었기 때문
- 이번 합병은 골프 전문가, 심지어 상당수의 내부자도 예상치 못한 ‘기습 발표’로 진행되었음. 합병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빠른 시간에 PGA와 LIV가 전격적으로 합병을 발표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없었음
- PGA 선수나 LIV 내부자도 대부분 합병에 대해 알지 못할 만큼, 이번 합병은 은밀하게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음. 'PGA 지키기'에 앞장섰던 타이거 우즈와 로리 매킬로이조차 합병 소식을 미리 전해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음
- 이렇게 큰 결정을 투명하게 진행하지 않으면서 골프계는 물론 각계각층에서 반발이 크게 일어나고 있는 상황임. 특히, 이번 합병의 승자는 PGA가 아닌 LIV, 사실상 사우디아라비아로 여겨지면서 "PGA가 오일 머니에 무너졌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함
- 특히,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 복잡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만큼, 9.11 테러 유족들의 반발이 격렬한 상황이며 정계에서도 이를 주시하고 있음
•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사우디 빈 살만 왕세자를 만난 날 합병이 발표되면서 일각에서는 '사우디의 정치적 승리'라는 분석을 제기하기도 함. 미국과 사우디 간 정치적 이해관계와 화해 과정에서 나온 결과라는 것
- 사우디아라비아는 인권 침해를 자행하는 독재 국가라는 멍에를 벗기 위해 스포츠를 악용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음. 사우디아라비아가 '오일 머니'를 앞세워 국가 이미지를 세탁하는 '스포츠 워싱'을 시도하고 있다는 것임
○ 무엇보다도 PGA 선수들은 '배신감'을 토로하고 있음. LIV가 제시하는 어마어마한 조건들을 거절하고 PGA에 남은 선수들은 허탈감을 감출 수 없는 합병 발표였음
- LIV가 출범하며 PGA와 대립할 때 LIV는 선수들에게 거액의 돈을 제시하였음. 이때 '의리'를 택해 PGA에 남은 선수들은 이번 합병으로 LIV로 이적하면서 경제적 이익도 챙기고 몇 년 만에 PGA 복귀도 가능하게 된 선수들에게 상당한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음
• 세계 2위 욘 람은 합병 소식 이후 "선수들이 충격적인 뉴스를 들어 힘들었을 것"이라면서 "우리가 원하는 것은 신뢰다. 많은 선수들이 투어 경영진에게 배신감을 느낀다"라고 말했음
• PGA 통산 6승의 콜린 모리카와(미국)는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모두 그 이유를 알고 싶다"며 선수들과의 소통 부재를 지적했음
• PGA선수 출신 골프 애널리스트 브랜던 챔블리는 "골프 역사상 가장 슬픈 날. PGA투어는 골프의 미래를 팔았다"라고 비판함
○ 이번 사건은 합병과 같은 큰 조직 변화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게 함
- 일각에서는 골프만 봤을 때 세 투어의 합병은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의견도 있음. 각각 흩어진 선수들이 함께 경기를 하고 상금은 늘어나면서 전반적으로 골프 산업도 성장할 것이라는 의견임
- 만약 시간이 걸리더라도 내부적으로 충분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선수들과 많은 이야기를 이룬 상태에서 합병이 진행되었다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 세계적인 경영 사상가로 이름을 올린 Deborah Rowland와 그의 동료들은 최근 조직 변화를 성공적으로 이끄는 방안을 제시하였음. (긴급한 위기 상황을 제외하고) 조직 변화를 추진할 때의 일반적인 접근법 세 가지를 제시하면서 가장 적합한 접근법이 무엇인지 논의
1. 지시적(directive) 접근법
- 최고경영진이 일련의 단계 및 방안들을 지시하고 엄격하게 통제함. 경영진만이 변화의 방향과 방법을 결정함. 수행해야 할 작업을 면밀히 통제하고 통합된 프로그램을 통해 변화를 주도함
- 직원들에게는 의무적인 동의를 요구함. 소통 방향은 일방적으로 소위 '전송 모드'로 이루어짐. 변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최소한의 배움과 역량만이 구축됨
- 리더들의 주요 사고방식은 "나는 변화를 관리할 수 있다"임
2. 자체 조립형(self-assembly) 접근법
- 최고경영진이 변화 방향에 대해 명확히 정의 내림. 적응과 실행은 각각 담당 임원 또는 현지 경영진이 맡음
- 변화를 시작하기 위한 툴과 템플릿을 도입하지만 처음부터 회사 전체에 심도 있는 영향을 미치지는 않음
- 리더는 "이것저것 여러 가지 변화를 충분히 시도하다 보면 뭔가 달라질 것이다"라고 막연하게 믿음
3. 탁월한(masterful) 접근법
- 최고경영진이 변화 방향을 주도함. 변화는 조직 전체에서 일관된 방식으로 진행됨 - 리더들은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여러 이해관계자(특히 직원들과의) 대화에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함
- 최고경영진은 직원들이 변화를 추진하는 데 스스로 적합하다고 판단하는 대로 자유롭게 실행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중요한 변화 역량을 갖추도록 지원함
- 학습이 확산되기 위해 네트워크를 형성함
- 리더의 주요 사고방식은 "직원들이 나와 함께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 믿는다"임
▶ Deborah Rowland에 따르면 과거에는 지시적 접근법이 많이 채택되었고, 이것이 조직 변화에 많은 실패를 겪은 이유라고 설명
▶ 성공적인 조직 변화 추진을 위해서는 최고경영진과 리더, 직원이 함께 한다는 것을 잊지 말고 충분한 소통과 자율성을 보장하며, 그 과정에서 학습이 이루어지고 그 학습이 확산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
○ PGA, LIV, DP 투어의 합병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그 과정은 리더들에게 여러 교훈을 줌. 최종 결정은 의사결정자가 하지만 그것을 실행하는 것은 직원들임. 따라서, 충분한 소통으로 신뢰를 쌓아야 성공적인 조직 변화 추진이 가능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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