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HRM 2023: The Drive for change starts here
○ 세계 최대 인사 관리 콘퍼런스인 SHRM 연례회의가 6.11~14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림
- 올해로 75회를 맞은 이번 SHRM23은 'The Drive for change starts here'라는 슬로건 아래 HR의 다양한 분야를 다루었음. 인사와 경영의 트렌드를 알기 위해 전 세계 2만 5000여 명이 참가하였음
- 총 11개 트랙으로 구성되었으며, 각 트랙마다 수십 개의 세션이 열림. 여기에서는 87개의 세션이 논의된 'Leadership & Personal Growth' 트랙과 20개 세션이 논의된 'HR Technology & Data Analytics' 트랙의 주요 내용을 요약하여 소개
1. 일하는 방식의 전환과 새로운 조직 리더십
○ 이번 SHRM의 키워드가 ‘Drive for change'인 이유는 거시적 환경의 변화에 기업이 적응해야 하기 때문
- ‘Drive for change'는 여러 가지로 의미가 해석 가능하지만, 아마도 '변화를 이끌라'가 가장 적합할 것으로 보임. 기술적 혁신 주기가 점차 짧아지는 등 전반적인 경영 환경의 변화가 빠르게 이루어지는 만큼 기업의 경영 목표 또한 변화하고 있기 때문
- 주요 변화 중 하나는 기업 경영 목표에 지속가능경영(ESG)이 포함되었다는 것임
▶ E(Environment, 환경): 기술적 환경의 변화는 기술 혁신 장기 파동론에서 이야기하듯 혁신의 주기가 점차 짧아지고 있음. 현재 진행 중인 6차 파동의 경우는 그 주기가 15년에서 20년 정도로 예측되어 개인의 평균 경력 기간보다도 짧아질 예정임. 이런 기술 환경의 가속 변화에 따라 환경이 기업의 성과 영역으로 추가되었음
▶ S(Social, 사회적 책임): 인구 환경에서의 가장 큰 변화는 다양성 증가임. 특히 세대와 성이 큰 줄기를 이루면서 다양한 직원과 고객의 현황을 파악하고 맞춤형 제품 등을 공급하는 것이 기업 성공의 필수적인 요소가 되었음. 이에 사회적 책임이 기업의 성과 영역으로 추가됨
▶ G(Governance, 거버넌스): 심화되는 형평성 논의와 제도적 환경으로 인해 거버넌스와 투명한 의사 결정(데이터 기반 의사 결정 등)이 기업 경영 목표에 추가되었음
○ 거시 환경 변화에 따라 경영의 목표가 바뀌면 이를 실천해 내기 위한 일하는 방식도 바뀜
- 인사의 어느 한 분야가 아니라 조직이 무엇이며 일이 무엇인가, 그리고 이를 이끄는 리더란 무엇인가까지 모든 일하는 방식이 변하게 됨. 최근 나타나고 있는 대대적인 일하는 방식의 변화는 1990년대~2000년대를 이끈 소위 '고성과 작업 시스템' 이래 처음임. 대표적 트렌드가 바로 ‘일의 미래(Future of Work)’임
- 일의 미래 특성은 총 6가지로 1990년~2000년대 고성과 작업 시스템 물결에 나타난 3가지와 이번에 새로 추가된 3가지로 구분할 수 있음
• 지난 고성과 작업 시스템 물결에서 성공한 기업들에서 나타난 공통된 요소 3가지는 첫째, 기업 성과의 비결이 점차 더 사람 중심이 되어 간다는 점, 둘째, 팀 단위의 조직 또는 이보다 더 작은 스쿼드 조직이 고성과의 핵심이라는 점, 셋째, 이를 구현하기 위해 채용, 육성, 보상 등 모든 시스템 요소들 사이의 정합성(Alignment)을 필수 요소로 인식한다는 점임
• 일의 미래에서 새로 추가된 3가지는 첫째, 프로세스 효율성 중심이던 것에서 전방위 직원 경험으로 진화한 것, 둘째, 추진 주체가 중앙 집권에서 분산 및 민주화가 일어나 모든 직원이 실시간 데이터를 가지고 목표를 겨냥한 데이터 기반 의사 결정을 하는 모델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 셋째, 고성과 작업 시스템 당시 글로벌 전사 표준화라는 접근이었다면 이번에는 ‘글로컬(Glocal)’, 즉 지역, 시장, 직원 개개인의 목표와 상황에 맞추는 실시간 초맞춤형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임
- 6차 기술 혁명 파동기, 지속가능성의 시대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특히 새로 추가된 부분을 놓치지 말아야 함
○ 올해 SHRM23에서 나타난 '일의 미래' 트렌드
1) 사람 중심
- '16년 창업한 주얼리 브랜드 엘 프리오리(L.Priori)는 ‘일을 사람에게 맞춘다’라는 사람 중심의 접근이 채용과 직무 배치에 어떻게 실전 적용될 수 있는가를 발표
- 일반적으로 직무 기술서(Job Description)는 기업이 원하거나 요구하는 일을 기준으로 그 일에 적합한 사람을 뽑기 위해 작성하는 것이 상례인데, 엘 프리오리는 이를 뒤집어 직원들의 개인 성향, 니즈에 맞춰서 직무를 정하는 ‘사람 중심’으로 접근하였음
- 개인의 강점 중심으로 일을 하니 업무 만족과 직원 몰입이 높은 조직 문화가 형성되어 인재 유지가 어려운 MZ세대 직원들의 퇴직률이 대폭 떨어지는 긍정적 효과를 본 사례임
2) 팀 단위 조직이 고성과의 핵심
- 미국 빌라노바대는 뜻밖의 성공을 거둔 스포츠 팀들의 사례를 분석해 기업에서 팀 단위 조직이 그 성과를 내기 위한 비결에 대해 발표
- 농구, 축구, 장거리 달리기 등 다양한 팀들의 성공 사례를 분석해, 팀 단위 조직이 그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신뢰할 수 있는 정보처의 데이터를 종합해 데이터 기반 전략을 세우되 급변하는 환경에서 ‘감’에 따라 다른 적응 행동도 할 수 있어야 함을 보여주었음
- ‘데이터 아니면 감’이 아니라 ‘데이터 그리고 감’을 융합했을 때 가장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임. 팀이 이런 변화 적응 행동을 할 수 있게 해 주는 기반으로는 팀원들 간의 신뢰, 조직 문화를 꼽았음
3) 직원 경험: 일·삶의 통합
- 워라밸이라 불리는 일과 삶의 균형은 더 이상 균형(Balance)이 아니라 통합(Inte-gration)으로 진화하고 있음. 일의 미래에서 ‘전방위 직원 경험 중심’에 해당됨. 전방위 직원 경험은 기존에는 기업의 영역에서 배제되던 감정들인 외로움이나 슬픔까지도 포괄함
- SHRM 설문 조사 결과 코로나19 전후와 비교했을 때 일과 삶의 균형은 더 좋아졌지만 직원들이 더 외로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았음. 특히 직장 내에서의 외로움은 더 커졌음
-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는 ‘우연한 충돌(Casual Collisions)’, 즉 우연히 만나서 서로 가볍게 인사를 나누는 것에서 시작해 식사 자리로 이어져 더 중요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 등이 제시됨. 더불어, 직원 경험을 향상하고자 하는 조직이 업무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직원들, 특히 MZ세대들에게 중요한 우연한 충돌을 주선하고 장소를 제공할 필요도 있음을 강조함
4) 다양성 데이터 기반 초맞춤형
- 기술 변화는 모든 변화를 촉발하고 있음. 기업은 물론 직원들도 경력 기간 동안 기술 혁신 파동만 해도 몇 차례 겪게 되니 이에 따라 빠른 성장의 중요성이 부각됨
- 한편으로는 제각각 다양한 직원들이 함께 일터에서 일하게 되니 맞춤형으로 고속 성장이 필요해짐. 이에 대한 대응이 ‘스킬 기반 성장’이며 일의 미래에서는 ‘다양성 데이터 기반 초맞춤형’에 해당함
- 이번 SHRM23의 한 세션에서는 휴대폰으로 3분 만에 참가자들의 다양한 동기와 니즈를 실 시간 파악해 리더들이 1대 1 면담 등을 할 때 직원이 원하는 방식으로 초맞춤형 동기 부여를 할 수 있도록 돕는 앱을 소개함
○ 올해 SHRM23에서 제시된 새로운 리더
1) 불확실성 시대, 리더의 일 자체가 변한다
- 세계적인 경험 관리 분야 선도 기업인 퀄트릭스 CEO 지그 세라핀은 인사와 리더의 할 일이 사람·직원 경험 중심으로 변화했다고 강조함. 즉 직원이 무엇이 장애가 된다고 생각하는지 듣고 데이터로 저항(Friction) 포인트를 찾아내서 실시간으로 즉시 장애물을 없애 주는 것이 리더의 일이 되었다는 것임
- 하이브리드 근무가 확대되면서 이전에는 업무 공간이 직원들의 기업에 대한 감정에 큰 영향을 끼쳤다면 이제는 플랫폼도 그 역할을 하기 때문에 플랫폼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투자해야 한다고 제안함
2) 가면 증후군*의 시대, 리더부터 가면을 벗자
* 가면 증후군(Imposter Syndrome): 충분히 능력이 있지만 자신이 이룬 성공이나 성취를 자기 자신의 노력으로 인정하지 못하고 운이나 기타 외부 요인으로 이뤄진 것이라 생각하며 자신의 무능력이 드러날까 불안해하는 현상
- 급속한 성장과 변화를 이끄는 리더라면 본인부터 누구보다 빠르게 성장하지 않으면 안 됨. 아니면 직원과 조직 성장을 가로막는 ‘천장’이 되기 십상임. 이에 일부 세션에서는 새로운 것을 더하기보다는 리더 본인과 직원들의 가능성 발휘를 가로막는 요소를 제거하는 방법을 제시했음
- 특히 조직의 핵심 인재나 성공한 리더 중 소수자 리더에게서 많이 보이는 현상으로 당장은 밤낮없이 일하거나 완벽주의 성향을 보이는 등 단기적으로 기업이 선호하는 행동을 보일 수 있지만 길게 보면 번아웃을 겪거나 심지어는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도 있음
- 스스로의 잠재력을 발휘할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조직, 인사, 리더 모두 관심을 가지고 직원들이 스스로의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함. 그 첫걸음은 리더 스스로가 가면을 벗는 것일 수 있음
3) 다양성, 포용성, 접근성에 주목하라
- 챗GPT로 대표되는 생성형 AI, 그 외의 어떤 최신 데이터 기술이라도 기반이 되는 정보는 사람들이 입력한 것이므로 필연적으로 편견(Bias)이 들어감. 따라서, 인공 지능이든 어떤 다른 기술이나 제도든 그것을 적용할 때 기업과 리더는 일의 미래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성공 요소인 다양성과 포용성을 반드시 염두에 두고 편견을 점검해야 함
- SHRM에서 강조된 또 한 가지 다양성과 포용성의 최신 트렌드는 고객이나 직원 누구든지 자사의 상품, 서비스, 제도를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접근성(Accessibility) 임
• 인사 제도는 물론이고 기업 내에서 직원이 사용하는 시스템을 만들 때도 반드시 세대, 성, 생활 여건, 장애 여부, 돌봄 여부, 직위 등 여러 가지 직원의 생활 경험을 고려해 가능한 모두가 ‘접근 가능한(Accessible)’ 제도와 시스템을 설계하는 것이 리더의 역할 중 하나가 된 것임
2. ‘AI in HR’, 인공 지능이 동료가 된다면
○ 인공 지능의 인사 관리 적용에 새로운 분기점을 만들어 낸 챗GPT
- SHRM23 콘퍼런스에서 SHRM CEO인 조니 테일러는 키노트 스피치를 통해 우리는 ‘제2의 빅뱅’을 맞이하고 있으며 이런 변화에 리더와 인사 관련 부서는 변화를 선도해서 나가야 한다는 의미에서 올해 슬로건을 정했다고 밝혔음
• 제2의 빅뱅은 단순히 인공 지능을 활용해 일하는 방식을 효율적, 효과적으로 바꾸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차별과 윤리적 문제, 환경까지 고민해야 하는 대전환적 변화
- 인공 지능이 인사 관리 영역에서 활발하게 적용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콘퍼런스에서는 챗GPT가 주요 주제로 다뤄지기도 하였음
- SHRM 연구에 따르면 미국 조직 내 1/4 가량이 인사 관리 활동에 인공 지능을 도입하고 있으며 조직 규모가 클수록 더욱 인공 지능 활용에 적극적임
• 미국 내 5000명 이상 조직 중 약 42% 이상이 인공 지능을 활용 중. 가장 활발하게 적용되는 인사 관리 영역은 채용. 약 69%가 인터뷰 과정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 활용하고 있었고, 약 64%는 지원서와 이력서를 검토하는 데 활용하고 있었음
• 한국은 '22년 기준 시가 총액 500대 기업 중 약 40%가 인공 지능을 인사 관리에 적용 중
○ 챗GPT의 등장은 노동시장에도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음. 과거에는 인공지능에 의한 단순 노동직의 소멸이 우려되었다면, 이제는 사회적 지위가 높은 지식 근로자에게도 영향을 끼침
- '16년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이긴 이후에도 인공 지능이 인간의 일자리를 없앨 것이라는 걱정이 컸고 그에 대한 여러 보고서가 발표된 바 있으나 관심은 이내 사그라들었음. 알파고는 우리 실생활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인공 지능 분야가 아니었기 때문
- 그러나, 챗GPT를 포함한 생성형 인공 지능은 다름. 이미 지식 근로자가 업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조사-정리-아이디어 생성-기획 등을 인간보다 탁월하게 수행해 내고 있음
- 지식 근로자가 수행하는 일의 대부분 기능을 더욱 적은 자원과 시간으로 해내면서 일자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것임
○ 지금과 같은 속도로 기술이 발전한다면, 필연적으로 조직 내 인공지능 활용 범위는 확대될 것. 인공지능을 조직 및 인사 관리에 적합하게 적용하는 방안을 고민할 필요
- 인공 지능이 도입된 인사 관리에서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인공 지능을 직원으로 인정하고 관리 대상으로 포함시키는 것임
- SHRM의 CHRO인 짐 링크는 인공 지능을 구분 지어 생각해야 한다며 우리 일을 자동화해 줄 지능(Autonomous Intelligence)과 우리 능력을 증강해 줄 지능(Augmented Intelligence)으로 나눠서 봐야 한다고 강조함
• 업무 중 인공 지능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영역은 자동화 지능에게 맡기고 사람이 더욱 잘할 수 있는 공감, 비전, 전략, 상상 영역에서 인공 지능과 협업해 그 능력을 배가시켜야 한다는 것임
-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발표한 ‘인공지능은 우리 일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Will AI fix work)’ 보고서에서 강조한 ‘AI 협업 지능(AI Aptitude)’도 같은 맥락임
○ SHRM23에서는 인공 지능 적용에 있어서 차별 및 윤리 문제도 강조되었음
- 한국에서는 인공 지능을 어떻게 효과적, 효율적으로 활용할지에 집중하고 있다면 미국에서는 한 발 더 나아가 어떻게 ‘문제없이’, ‘지속가능하게’ 활용할지를 논의하고 있음
- 미국의 경우 인공 지능을 활용해서 사람 관련된 의사 결정을 할 경우 인종, 성별 등에 대한 차별 요소가 없는지를 밝혀야 한다는 가이드라인과 법률이 발표되었음
• '22년 ‘미국 평등 고용 기회 위원회의 ADA 및 AI 채용 기술에 대한 지침(EEOC Guidance on the ADA and AI Hiring Tech)’과 '23년 ‘인공 지능과 미국 연방 노동법 제7장 (AI and Title VII)’ 등이 대표적 사례
- 국내 기업에서는 아직까지 인공 지능을 채용 및 인사 관리에 활용할 때 관련 논의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지 않지만 곧 중요한 이슈가 될 것임
• 특히, 채용에서 많이 활용하는 인공 지능 알고리즘은 학습 데이터에 따라 차별 요소를 반영할 수 있으며 간접 차별(Adverse Impact)에 취약하기 때문. 간접 차별은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규칙을 적용하더라도 그 규칙이 특정 그룹에게 더 큰 불이익을 주는 경우임
- 한편, 콘퍼런스에서 그린 인공 지능에 대한 논의도 이루어졌음. 현재 챗GPT에 한 번 질문하고 결과를 받는 데는 물 500ml가량이 소비됨. 인공 지능을 조직 내 활용하는 것은 환경 문제와도 긴밀하게 관련되므로 이에 대한 논의는 향후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
○ SHRM CEO인 조니 테일러가 이야기한 '제2의 빅뱅'은 단순히 인공지능을 활용해 일하는 방식을 효율적, 효과적으로 바꾸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차별과 윤리적 문제, 환경까지 고민하는 대전환적 변화일 수 있음. 새로운 빅뱅 이후 환경에 맞춰 공진화하기 위한 조직과 리더의 노력이 필요한 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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