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지털 혁명으로 미디어의 생산•유통•소비 환경 급변
○ 디지털 기술의 발달은 인터넷을 중심으로 한 미디어의 양적 폭발과 함께, 커뮤니케이션 방식 자체를 획기적으로 변화시키는데 기여
- 우선 인터넷이 확산되면서 레거시 미디어(Legacy Media, 정통 미디어)에 비해 인터넷신문 숫자가 급증(그림 참고)
* 자료 : 한국언론진흥재단
- 뿐만 아니라, 일반인도 각종 인터넷 서비스(SNS, 블로그, 모바일메신저 등)를 통해 콘텐츠의 생산•유통에 가세하면서 정보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콘텐츠 생산자와 소비자 간 경계도 사라짐
○ 정보 수용자의 생산 참여는 몇 가지 중요한 쟁점을 야기
- 우선, 전문적인 훈련을 받는 직업 언론인들과는 달리, 취재나 보도 윤리에 대한 인식이 낮은 일반인들이 기본적인 사실 확인도 거치지 않은 채 그저 흥미롭다는 이유로 게시물을 작성하거나 퍼 나르는 일이 많아짐
- 이로 인해 검증되지 않은 정보의 무분별한 생산과 유통, 지나친 경쟁으로 인한 선정적 콘텐츠 양산 및 하향 평준화 같은 부작용이 속출
- 또한 무분별하게 양산된 콘텐츠로 인해 사회 및 구성원들이 실제 필요로 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양의 정보가 유통되는 ‘정보 홍수’가 발생하면서 수용자들의 정보 기피 현상이 나타남
○ 미디어 콘텐츠 생산자가 폭증하면서 언론사 같은 전문 콘텐츠 생산 조직도 수익 경쟁에 내몰리며 ‘정도’에서 벗어나는 경우가 적지 않음
- 클릭 유도를 위해 기사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 자극적 제목을 붙이는 ‘낚시성 기사’, 트래픽을 높일 목적으로 동일한 기사를 포털에 반복적으로 올리는 ‘어뷰징’, 특정 기업이나 정부 조직 등으로부터 대가를 받고 홍보하는 내용의 기사를 써주는 ‘광고성’ 기사 등이 대표적 사례임
■ 이러한 미디어 환경의 근본적 변화는 콘텐츠에 대한 수용자들의 분별 능력을 떨어뜨려 ‘가짜뉴스*’가 자랄 수 있는 토양이 마련됨
*유럽연합(EU)은 2018년부터 공식적으로 가짜뉴스(Fake News) 대신 허위정보(Disinformation)라는 용어를 쓰고, 한국 방송통신위원회는 여기에 ‘조작’을 더해 허위조작정보라는 말을 2019년 6월부터 쓰기로 했으나, 현재 가짜뉴스라는 용어가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음
○ ‘가짜뉴스’는 본래 ‘뉴스의 형태를 띤 거짓 정보’라는 의미로 출발했는데, 이제는 ‘보도의 형식과 관계없이 사실이 아니거나 근거가 희박한 내용으로 사람들이 사실로 믿을 만한 거짓 정보 전체’를 지칭하는 것으로 확대*
* “'가짜뉴스'의 바람직한 말로”, 김정기, 중앙일보, 2023.5.8.
- 가짜뉴스는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서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음.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하여 좋은 정보의 생산보다는 더 편하게 더 쉽게 더 빨리 더 멀리 가는 정보의 유통에 집중하기 때문
○ 2022년 대통령 선거 기간 동안 가짜뉴스 90%가 정치권·SNS에서 생산
- 서울대 SNU 팩트체크에서 2022년 대선 기간 중 115건의 가짜뉴스 판명 사례를 분석한 결과, 가짜뉴스 생산자의 77.5%가 정치인·정당·후보 진영이었고, SNS·유튜브·인터넷 등이 10.8%였으며 언론사는 1.7%를 차지
- 가짜뉴스가 양산되면서 “진실과 거짓을 구분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일”이 되었고 “거짓말, 선동, 혐오의 언어가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있다는 우려”는 높아졌음*
* “위기의 저널리즘, 민주주의를 위협하다”, 리핀스키 하버드대 니먼언론재단 큐레이터, 2023.3.12.
○ 가짜뉴스에 더해 뉴스 댓글도 거짓과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으로 미디어 환경을 오염시키고 있음
- 특히 가짜뉴스는 거의 필연적으로 악성 댓글을 양산하는 경우가 많은데, 내용이 의심스럽고 비방, 욕설 등 편 가르기 싸움의 소재가 되기 쉽기 때문
- 이렇게 만들어진 악성 댓글은 가짜뉴스 생산자의 의도에 동의하는 네티즌의 퍼 나르기 타깃이 되면서, 사람들에게 가짜뉴스를 믿게 만드는데 일조
- 이에 카카오 같은 대형 포털들은 게시물 관리 정책을 적용해 다른 사람에 대한 명예훼손, 비방, 욕설, 선정적인 내용이나 광고 홍보성 내용 등을 댓글에 올릴 경우 제재하고 있음
■ 정보 수용자 입장에서는 가짜뉴스를 가려내기 위해 ‘미디어 문해력’이 필요하지만, 정보홍수에 따른 미디어 피로감으로 ‘귀차니즘’이 만연하면서 ‘대충 읽기’가 일상화*
* “지금 진짜 필요한 문해력”, 양성희, 중앙일보, 2022.8.31
○ 정보가 넘쳐나고 빠르게 스크롤하는 훑어보기가 일반화된 디지털 환경일수록 대충 읽기는 강화
- 인터넷 뉴스 댓글을 보면, 본문은커녕 제목조차 제대로 읽지 않고 예단한 글이 있는데, 이는 ‘답정너’식 대충 읽기를 한 결과
○ 대충 읽기의 결과는 진실과 거짓에 대한 분별력 저하
- 2018년 녹색소비자연대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우리 국민 5명 중 2명은 진짜 뉴스와 가짜뉴스를 구별하지 못했음
- 이러한 사실은 디지털이 촉발한 커뮤니케이션 혁명으로 인해, 오늘날 그 어느 때보다 가짜뉴스가 만들어지고 확산되기 좋은 환경이 도래했음을 보여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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