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치에 기후변화로 인한 물리적 리스크가 반영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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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치에 기후변화로 인한 물리적 리스크가 반영되는가

by 빡스킴 2023. 9.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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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후 물리적 리스크와 기업가치 ]

 


○ Financial Times(이하 FT)는 현재 기후/날씨 변화로 초래되는 기업의 손실 비용 가능성, 즉 물리적 리스크가 과소평가되고 있다고 지적함(8.17.)
 
- 이상기후 현상이 빈번해짐에 따라 물리적 리스크로 인한 손실 비용을 기업가치 평가에 반영하고, 현재의 기업가치를 재조정해야 함
 
- 그러나 투자자들은 탈탄소화 규제에 따른 비용(예: 배출권) 등에만 집중하며, 이상기후로 인한 손실 비용을 간과하는 경향이 있음
 
• IMF(International Monetary Fund, 국제통화기금) 연구 결과에 따르면, 투자자는 기후/날씨 리스크로 인한 재무적 손실 영향을 식별하고 측정하기 어려워 이를 기업가치 평가에 반영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남('20.5월)
* 물리적 리스크(Physical risks) : 홍수/태풍 등 기후변화에 따른 '자산 손상, 매출 감소, 공급망 붕괴, 종업원 건강 악화' 등으로 기업에 재무적 손실이 발생할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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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평가된 물리적 리스크는 기후 이슈 발생 시 기업가치에 영향을 미치고 금융 시장의 급격한 위축을 가져올 수 있음
 
- 기후 물리적 리스크가 나타남에 따라 ‘Climate Minsky moment*’ 우려가 제기됨
* ‘Minsky moment’는 경제학자 허먼 민스키(Herman Minsky)의 이론에서 유래되었는데, 시장 참여자들이 금융 및 자본시장 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간과한 결과 결국 시장 전체가 붕괴하게 되는 것을 말함
 
- 투자자들은 물리적 리스크를 과소평가한 채 투자를 지속하다가, 기후 이벤트(Event)가 발생하면 기업가치를 재조정하면서 고평가 된 금융자산을 일시에 매각하여 급격한 금융위기가 발생함
 
○ Cambridge Econometrics와 Ortec Finance는 싱가포르 국부펀드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분석함으로써 기후 물리적 리스크와 투자 수익률이 음(-)의 관계에 있음을 발견함('23.6월)
 
- 기후/날씨 변화로 인한 물리적 리스크가 전혀 발생하지 않은 상황을 가정하여 투자 수익률의 기준치를 설정한 후,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른 물리적 리스크를 고려하여 산출한 수익률과 비교함
 
• 적극적인 탈탄소화 노력을 통해 넷제로(Net-Zero)를 달성한 경우에도 물리적 리스크를 고려하면 기준치보다는 10%가량 낮은 투자 수익률을 가져올 것으로 예측됨
 
• 이산화탄소 감축 및 산업 전환 실패로 인해, 산업화 이전에 비해 기온이 4도 이상 상승한 시나리오의 투자 수익률은 기준치보다 40%가량 낮을 것으로 예측됨
* Cambridge Econometrics와 Ortec Finance는 데이터 분석 및 경제 모델링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는 기관임
 

[ 업종별 물리적 리스크로 인한 경제적 가치 변동 사례 ]

 
[ 농업 ] 가뭄과 이상기온으로 농작물 생산성 저하 위험이 있음. 유니레버(Unilever)는 물리적 리스크로 인해 자사 핵심 원료의 공급가격 인상을 예상함
 
-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는 '50년에 글로벌 밀 생산량의 44%, 쌀 생산량의 43%, 옥수수 생산량의 32%, 대두 생산량의 17% 이상이 가뭄과 물 부족으로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추산('21.1월)
 
• 이로 인해 농작물 생산이 어려워지면 연간 최소 U$3,140억의 손실액이 발생하며, 급격한 곡물 가격 인플레이션이 초래될 수 있음
 
- 또한, 기후 물리적 리스크 발생에 따른 농업 생산량 변동은 원자재 및 상품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쳐 최종 제품의 매출액을 변동시킴
 
• 유니레버는 기상이변이 발생함에 따라, '50년까지 미용, 식품 등 제품의 핵심 원료로서 각 제품 매출액의 40~60%가량을 차지하는 팜유 원자재 가격이 12~18%, 기타 식품 및 상품 원재료 가격이 14~21%가량 증가할 것으로 추정('22.8월)
 
[ 제조업 ] 설비 건설 과정에서 홍수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며, TSMC는 공장 설계 단계부터 관련 리스크에 대응하고 있음
 
- Moody's는 아시아 소재 전자제품 공장의 20%가 홍수 취약 지대에 위치하고 있다고 밝힘('21.11월)
 
• ON Semiconductors는 '11년에 발생한 태국 홍수 피해 이후 막대한 재건 비용이 예상되자 해당 생산 설비를 폐쇄
 
- 물리적 리스크는 산업을 비롯한 공급망의 핵심 리스크로 작용하기 때문에, 기업은 공장 건설 단계부터 예방 조치를 취해 리스크를 낮춰야 함
 
• TSMC는 대만에 새로 건설하는 제조 공장의 지반을 2미터 높여 홍수 피해에 사전 대비함
 
[ 화학산업 ] 물 부족 리스크로 공정 차질 및 매출이 감소할 수 있으며, BASF는 실제 가뭄과 물 부족으로 막대한 손실 피해를 입음
 
- Moody's는 전 세계 화학 산업 시설 중 절반 정도가 물 부족 리스크에 노출되어 있다고 추정 ('22.6월)
 
- 가뭄으로 인해 화학 공정 과정에서 냉각 및 운송을 위한 수자원 활용이 어려워지면서 매출 감소로 직결
 
• 실제로, '18년에 라인강의 수위가 낮아져 BASF의 수익이 2억 5천만 유로 감소한 바 있음
 
[ 부동산 ] 홍수 피해를 고려하면 주거용 부동산의 가치는 고평가 됨
 
- 홍수로 인한 리스크를 과소평가한 결과 미국 주거용 부동산의 가치는 최대 U$2,370억까지 부풀려진 상황임
 
• 홍수 리스크에 대한 정량화된 측정이나 정보 공개 의무가 없는 지역의 자산가치가 더욱 고평가 된 것으로 드러남
 
- Nature climate change에 따르면, 미국 지역 부동산 1,460만 개 이상이 매년 최소 1% 확률로 홍수 발생 위험에 노출되며, U$320억 이상 기대손실 위험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었음. 만약, 현재보다 '50년까지 홍수의 빈도와 심각성이 확대되면(RCP** 4.5 경로), 리스크에 노출되는 부동산의 수가 11%까지 증가할 것이며, 연간 평균 손실 피해액은 최소 26%가 증가할 것으로 추정함('23.2월)
* Nature climate change는 기후변화의 원인과 영향, 경제 및 정책에 관한 연구 자료를 다루는 저널
** RCP: Representative Concentration Pathway. UN IPCC 5차 보고서의 이산화탄소 농도에 따른 지구 온난화 시나리오 경로
 
[ 국채 ] 기후 물리적 리스크는 국가와 국채의 신용등급 하락에 영향을 미침
 
- UEA(University of East Anglia)와 케임브리지 대학(Cambridge university)은 이르면 '30년부터 기후변화가 국가의 신용등급 하락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힘('23.8월)
 
• 폭염 등의 물리적 리스크로 인한 생산량 감소와 국가별 자연재해 위험 수준이 신용등급에 반영됨
 
• 특히 개발도상국의 경우, 사회적 인프라와 기반시설이 취약하기 때문에 물리적 리스크에 더욱 직접적인 영향을 받아 신용도가 급격히 하락할 것으로 예측됨
 

[ 시사점 ]

○ 기후 물리적 리스크에 대한 선제적 대응은 향후 발생할 수 있는 피해액을 줄이는 동시에 기업의 본질 가치(내재가치, Intrinsic value)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됨

- ‘Minsky moment’와 같이, 투자자 및 금융기관과 기업이 물리적 리스크가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인식하지 못한다면, 실제 기후 이슈 발생 시 자산가치의 급격한 하락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음

- 따라서, 투자자 및 금융기관 역시 물리적 리스크와 기업가치의 상관관계를 이해하고, 물리적 리스크 대응이 우수한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할 것임

- 또한 기업은 기후변화의 물리적 리스크에 더욱 주의를 기울이고,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함

○ S&P는 기후변화에 대한 사전 대응 노력을 인정하여, 홍수로 인한 해수면 상승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마이애미 지역의 채권 등급을 AA로 상향 조정한 바 있음

- 이는 예방 조치를 통해 기존에 예측한 연간 총 피해 손실 추정치보다 피해 정도를 훨씬 낮출 수 있음을 반영한 결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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